공부하겠다고 하루종일 틀어박혀 있지만 효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음. 그전같은 복잡한 고민들 때문은 아니다. 그냥 단순한 게으름일 뿐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블로그에 남겨진 화려한 고민의 발자국들을 읽어 보았다. 참 끈질기고도 오랫동안 고민을 했구나 싶다. 같은 이야기를 하는 듯이 비슷비슷한 주제들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넣어두고 다녔을까 나는.
언젠가 다시 저렇게 복잡한 사람으로 돌아갈 날이 올까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 내 고민은 저 때처럼 그렇게 복잡하고 뒤엉켜있지 않다.
답을 얻었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생활에 치여서 잊어버린다랄까. 단순한 고민들이 막연한 걱정에서 벗어나 코앞에서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냈기 대문이다. 단순무식 하지만 무시해버리기 어려운, 1차적, 2차적 고민들 때문에 고차원적인 고민들에는 눈길을 줄 여유가 잘 없다.
문득 블로그 글을 읽으면서 저런 고민들을 불과 몇 주 전까지 심각하게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글들을 읽으면서 의외로 상당한 부분까지 내가 해답을 구해놓고 있음을 발견하고 놀랐다.
과거를 잊지 않음. 망각하지 않음은 역시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저런 고민들과, 그 치열한 전투 끝에 얻어낸 소박한 비망록의 두루마리들을 머릿속에 잘 간직하자. 그것이 내가 좋은 어른이 되는 한가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언젠가 내가 덤블도어의 위치에 올라섰을 때, 그리고 해리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 두루마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이다.